며칠 전에 보넥도 콘서트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봤다. 현장에 직접 가서 보는 것만큼의 생동감은 없겠지만 그래도 방구석에서 꽤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 원래 공연을 보면 짧게나마 기억하려고 몇 장면 찍어두곤 하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먹고 아예 3시간 분량을 전부 녹화했다. 개인 소장용으로 두고두고 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골치 아픈 일이 될 줄은 몰랐다.
고화질 영상이 불러온 용량의 압박
공연이 끝나고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갤러리를 열었는데, 세상에 영상 하나 용량이 거의 20GB에 육박했다. 휴대폰 용량이 256GB인데 거의 10분의 1을 순식간에 차지해버린 셈이다. 당장 내일 나갈 때 찍을 사진 공간이 부족하다는 알림이 떴다. 혜화역 근처 연극 볼 때처럼 가볍게 몇 장 찍고 마는 수준이 아니라는 걸 간과한 거다. 소극장 뮤지컬이나 가벼운 연극 녹화랑은 차원이 다른 데이터양이었다. 결국 이 영상을 어디론가 옮겨야 하는데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유료 구독을 권유하니 괜히 돈 쓰기 싫어서 차일피일 미루게 됐다.
PC로 옮기는데도 한참 걸리는 시간
컴퓨터로 파일을 옮기려고 케이블을 꽂았는데,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느렸다. 3시간짜리 통파일이라 그런지 중간에 연결이 끊길까 봐 조마조마했다. 보통 예매처에서 제공하는 다시보기 서비스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며칠 지나면 아예 볼 수도 없으니, 지금 당장 옮겨놓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30분 정도는 족히 걸린 것 같은데 그동안 PC가 버벅거려서 아무것도 못 하고 멍하니 화면만 쳐다봤다. 예전에 KPOP 콘서트 현장에서 직접 찍은 영상들은 중간에 흔들리고 초점이 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온라인 스트리밍이라 화질은 깔끔해서 좋긴 했다. 다만 이 용량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여전히 문제다.
외장 하드와 클라우드 사이의 고민
결국 외장 하드를 하나 사야 하나 싶다. 예전에 쓰던 1TB짜리 하드가 어디 처박혀 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굳이 돈 들여서 장비를 사야 할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걸 다 지우자니 아깝다. 3시간 내내 멤버들 표정 하나하나 챙겨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영상으로 저장해두니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부산에서 봤던 연극도 공연이 끝나고 나면 기억이 희미해져서 영상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저장해두니 짐만 되는 기분이다.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의 금액을 들여서 이런 기록을 남기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두는 게 나은 건지 잘 모르겠다.
어설프게 편집하다가 손을 놓아버렸다
영상 시작 부분에 있는 대기 화면이랑 인터미션까지 다 녹화가 돼 있어서, 이걸 좀 잘라내려고 무료 편집 프로그램을 열었다. 그런데 3시간짜리 고용량 파일을 불러오니 프로그램이 멈춰버렸다. 내 노트북 사양으로는 이 큰 영상을 다루는 게 무리였나 보다. 혜화에서 본 연극은 후기라도 짧게 썼는데, 이건 영상 편집하다가 지쳐서 그냥 폴더 깊숙이 넣어두고 잊기로 했다. 나중에 언젠가 폰 용량 정리할 때 눈물을 머금고 삭제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 지금도 이 영상이 외장 하드 어디에 있는지, 아니면 아직도 컴퓨터 바탕화면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은 그냥 그 짧은 콘서트 3시간 동안의 감정으로 남겨두는 게 제일 편했을지도 모른다.

영상 파일이 너무 커서 편집 프로그램이 멈추다니, 저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요. 고화질 영상 녹화는 정말 용량 관리가 중요하네요.
3시간 녹화본, 정말 부담될 것 같아요. 저도 고화질 영상 때문에 파일 크기 때문에 늘 고민이 많거든요.
3시간 녹화본 파일 크기가 정말 엄청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전에 고생했던 적이 있어서, 지금은 파일을 분할해서 업로드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