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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미팅 예매 버튼이 안 눌리던 그 52초

노트북 앞에서 보낸 무의미한 시간들

며칠 전 친구가 노래를 부르던 가수 성리의 팬미팅 예매가 있었다. ’52초 만에 매진’이라는 기사를 나중에 보고 나서야 실감했지만, 사실 그 52초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그저 노트북 화면 속 시계만 노려본 게 전부였다. PC방까지 가기엔 좀 오버인 것 같고, 집에서 좋은 와이파이 잡고 있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게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다는 걸 예매 시작 직후에 깨달았다. 인터파크나 예스24 같은 사이트들은 서버 시간이랑 네이비즘이랑 미세하게 오차가 있어서 눈치싸움을 해야 하는데, 정각이 되자마자 새로고침을 눌러도 대기 인원이 3천 명 단위로 떠버리니 그냥 허탈하더라.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우스 커서를 연신 클릭하는 것뿐인데, 버튼은 반응이 없고 화면은 멈춰있고, 이게 뭐라고 이렇게 사람 진을 빼나 싶었다.

야놀자 놀티켓 결제 시스템의 당혹감

예전에 엔시티드림이나 라이즈 팬미팅 티켓팅을 도전할 때, 야놀자 놀티켓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 그때도 결제 단계에서 정말 크게 당황했는데, 카카오페이 QR 결제창을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결국 일반 신용카드를 꺼내 들었다. 학생이라 신용카드를 잘 안 쓰니까 미리 등록해둔 카드도 없고, 결제 비밀번호 입력하다가 시간 다 날려 먹고 결국 튕겼던 기억이 난다. 일반 신용카드 아니면 아예 결제가 안 되는 시스템인 걸 미리 알았더라면 다른 플랫폼을 썼을 텐데, 왜 그런 중요한 결제 수단 정보는 예매 창 들어갈 때까지 잘 안 보이는 건지. 그때 뒤로 가기 누르면서 받았던 그 짜증은 지금 생각해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티켓 중고 거래의 늪과 불안함

결국 실패하고 나면 사람 마음이 다 똑같은지 티켓베이나 중고나라, 번개장터를 기웃거리게 된다. 정가보다 몇 배는 더 붙은 가격을 보면 화가 나는데도, 막상 ‘양도 가능’이라는 글자가 보이면 손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문제는 안전 거래를 한다고 해도 그 과정이 정말 피곤하다는 거다. 입금하고 나서 잠수 타면 어쩌나, 당일에 공연장 가서 현장 수령할 때 취소표 풀리면 어쩌나 하는 그 찜찜함. 실제로 예전에 서울 공연 티켓 양도받으려다가 사기당할 뻔했던 지인을 옆에서 봐서 그런지, 중고 거래는 정말 할 짓이 못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사이트를 새로고침하게 된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근처에서 현장 직거래를 하자는 판매자들의 글도 믿을 수가 있어야지.

공연장 명칭이 주는 묘한 긴장감

요즘은 카카오에서 주도하는 서울아레나니 뭐니 해서 공연장들도 점점 대형화되고 기술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팬들 입장에서 그런 거창한 비전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가까운 거리에서, 좀 쾌적한 자리에서 보고 싶을 뿐인데. 홍대 인디밴드 공연장 같은 곳은 그냥 이름만 말해도 분위기가 그려지는데, 이제는 기업들이 대규모 공연장을 점령하고 팬덤 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티켓팅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야구표 예매처럼 1분 1초에 승부가 갈리는 시스템 안에서 내가 그저 데이터 쪼가리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제일 서글프다.

52초의 허무함 그리고 다음 예매

성리의 팬미팅 매진 기사를 보며 생각했다. 52초 만에 끝날 공연이라면, 대체 그 많은 자리는 누가 다 가져간 걸까? 매크로를 돌리는 건지, 아니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들이 많은 건지 알 길이 없다. 어제는 다음번 예매를 대비해서 티켓팅 연습 사이트라는 곳에 들어가 봤는데, 거긴 또 실제 서버랑 환경이 달라서 하나 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음 티켓팅이 오면 또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 덜덜 떨며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겠지. 사실 티켓을 구하고 싶어서라기보다, 예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뭔가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강박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도전할 공연은 제발 결제 단계에서 튕기지나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건 내 노력으로 해결될 영역이 아니니 또다시 운에 맡겨야 할 것 같다.

“팬미팅 예매 버튼이 안 눌리던 그 52초”에 대한 2개의 생각

  1. 실제로 서버 환경 때문에 연습사이트랑은 다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하네요. 특히, 공연장 근처 현장 직거래를 하는 판매자들도 있던데, 그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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