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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패로 끝난 내한공연 티켓팅의 기록

티켓팅이라는 이름의 무모한 도전

지난달에 정말 좋아하던 아티스트가 내한한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 마음이 들떴었다. 찰리 푸스 같은 대형 내한공연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내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는 해외 뮤지션이라 예매가 쉽지 않을 거란 예감은 들었다. 티켓 오픈 시간은 오후 8시였는데, 회사에서 눈치 보며 7시 55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친구가 알려준 네이비즘 같은 서버 시계 사이트도 켜놓고 초 단위로 체크했는데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했다. 막상 8시가 되자마자 예매하기 버튼을 눌렀는데, 새로고침만 다섯 번을 넘게 한 것 같다. 대기 번호 3만 번대라는 숫자를 보고 나니 헛웃음이 나왔다. 3만 명이나 앞에 있다니, 이건 사실상 공연장에 서서 보라는 이야기인가 싶었다.

예매 사이트 대기열에서 느낀 허탈함

대기열이 줄어드는 속도는 정말 답답했다. 10분 정도 지나니까 한 2만 명대로 줄어들긴 했는데, 솔직히 희망 고문 같았다. 사실 예전에는 공연 예매 사이트가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무슨 보안 문자를 입력해야 하는 단계도 많아져서 더 번거롭다. 예전에 사당역 근처 작은 술집에서 했던 소규모 공연이나, 동네 음악회 티켓을 구할 때는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때는 그냥 당일 현장 발권도 가능했으니까. 15만 원 정도 하는 티켓값을 지불할 의사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쓰겠다는 사람들을 이렇게까지 기다리게 해야 하나 싶었다. 결국 30분이 넘어가자 사이트는 아예 먹통이 됐고, 새로고침을 누르니 ‘이미 매진된 상품입니다’라는 문구만 덩그러니 남았다.

포기하고 나니 밀려오는 묘한 공허함

내한공연이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들었다. 얼마 전 나카시마 미카 공연도 불가피한 사정으로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팬들 입장에서는 티켓을 구하고 나서 취소되는 게 더 힘들겠지만, 나처럼 예매조차 실패한 사람은 그냥 허탈할 뿐이다. 사실 나는 공연을 직접 보는 것보다 예매를 성공해서 그날을 기다리는 설렘을 더 즐겼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그냥 유튜브에 있는 피아노 연주곡이나 찾아 듣고 있다. 대구 공연 일정이나 부산 데이트 코스 같은 걸 찾아보며 공연 일정을 챙기던 내 노력이 조금은 부질없게 느껴지는 밤이다.

아쉬움은 남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다음에는 좀 더 운이 좋으려나. 예매 성공 팁이라고 떠도는 것들을 다 따라 해 봐도, 결국 서버와 운이 좋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티켓팅 실패 소식을 듣고 친구한테 연락했더니 자기는 성공했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데, 축하해 주면서도 속으로는 조금 심술이 났다. 나도 좀 더 빨리 접속했으면 좋았을 텐데, 혹은 굳이 이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공연을 봐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공연 당일이 되면 현장 사진이나 후기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올 텐데, 그걸 보고 또 후회하고 있을 내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하다. 요즘은 그냥 집에서 차분하게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게 정신 건강에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예매도 끝났으니 더는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공연 정보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여야지 생각하면서도, 습관적으로 공연 예매 사이트에 다시 접속해 보게 되는 건 왜 그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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