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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에 예매한 뮤지컬 할인 소식에 마음이 복잡했다

예매하고 나니 갑자기 풀린 할인 쿠폰

한 달쯤 전에 큰맘 먹고 뮤지컬 티켓을 예매했다. 평소 같으면 인터파크나 티켓링크 같은 곳을 매일 들락거리며 할인되는 카드가 있는지, 조기 예매 할인이 열리는지 확인했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이 급했다. 그냥 좋은 자리 하나 잡으면 다행이다 싶어서 정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결제를 마쳤다. 자리를 확정했다는 안도감에 잊고 지냈는데, 며칠 전 제작사 공지사항을 보고 뒷목을 잡았다. 갑자기 공연 2차 오픈을 하면서 30% 할인 코드를 뿌리기 시작한 거다. 한 달 전에 예매한 내 티켓은 당연히 해당 사항이 없었다. 이걸 그냥 넘어가야 하나 싶어서 티켓링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볼까 말까 고민만 수십 번 했다.

고객센터 연결은 언제나 쉽지 않다

결국 점심시간을 쪼개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예상대로 대기 시간은 길었다. 안내 멘트가 흘러나오는데 5분은 훌쩍 넘어가더라. 겨우 연결된 상담원에게 조심스럽게 상황을 설명했다. “한 달 전에 이미 결제했는데, 지금 새로 할인권이 나와서 너무 아까워서요. 혹시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면 되나요?”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취소 수수료’ 이야기였다. 공연일까지 시간이 꽤 남았으니 수수료가 그렇게 크진 않지만, 다시 예매할 때 내가 잡은 그 자리가 그대로 남아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취소하자마자 다른 누군가가 잽싸게 채갈까 봐 마음이 불안해졌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30%라는 숫자가 계속 눈앞에 어른거렸다.

문학경기장이나 대전 야구장 좌석 고를 때랑은 또 다르네

생각해보면 예전에 문학경기장이나 대전 야구장에 경기 보러 갈 때는 좌석 고민이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던 것 같다. 적당히 시야 트인 곳만 찾으면 됐으니까. 그런데 뮤지컬은 무대 전체의 구도나 배우들의 표정을 고려해야 해서 좌석 하나하나가 너무 민감하다. 좋은 자리는 이미 매진이고, 남은 건 애매한 구석 자리뿐이다. 할인 때문에 좋은 자리를 포기하고 뒷열로 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돈 다 내고 무대와 가까운 곳을 지켜야 하는지. 이 미묘한 균형점을 찾는 게 참 피곤하다. 요즘 볼만한 뮤지컬이 많아지면서 예매 전쟁이 더 치열해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그냥 가기로 했다

고객센터 상담원과 길게 통화하다 보니 현타가 왔다. 30% 할인받으려다가 스트레스 받는 시간이 더 길어진 것 같았다. 어차피 이미 마음은 공연장에 가 있었고, 한 달 동안 그 자리를 선점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빗썸 같은 곳에서 뮤지컬 나눔 프로젝트로 10% 할인을 해주는 것도 보긴 했는데, 내가 보는 공연은 해당도 안 됐다. 거창국제연극제처럼 군민 할인 50%를 해주는 파격적인 곳도 있겠지만, 서울에서 열리는 대형 공연은 할인을 챙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직업처럼 느껴진다. 예매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할인 정보를 확인하는 이 습관을 좀 고쳐야 할 것 같다. 결국 취소는 안 하고 그냥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공연 당일에 배우들 연기 보고 나면 억울한 마음이 좀 풀리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남는 건 불확실한 찝찝함뿐

공연 당일이 되면 이 찝찝함이 완전히 사라질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때 좀 더 기다려볼걸’ 하는 마음이 공연 내내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가끔은 이런 정보에 너무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 돈을 더 내더라도 마음 편한 게 최고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너무 꼼꼼하게 따지지 못해서 이런 손해를 보는 건가 싶기도 하다. 정답이 없는 문제라 그런지 공연장에 가기 전까지는 계속 이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 것 같다. 다음번에는 무조건 오픈런을 하든가, 아니면 아예 한참 뒤에 예매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다고 다짐만 수백 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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