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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부터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 때의 허무함

서버 시간과 내 시계의 묘한 오차

매번 티켓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네이비즘이나 서버 시간을 띄워놓고 대기해도 막상 정각이 되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지난주 주말에 있었던 콘서트 예매 때문에 PC방을 갈까 아니면 그냥 집에서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집에서 하기로 했다. 괜히 PC방까지 갔다가 자리 잡고 세팅하는 시간이 더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게 패착이었는지도 모른다. 집 인터넷이 평소엔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8시 00분 00초가 되는 순간 페이지가 하얗게 질린 채로 멈춰버렸다. 새로고침을 할까, 아니면 그냥 기다릴까 고민하는 그 찰나의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결국 새로고침을 눌렀더니 대기 번호 18,000번대라는 숫자가 내 눈앞에 떴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한참을 멍하니 화면만 봤다. 이미 공연장은 다 나간 거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대리 티켓팅의 유혹과 현실적인 고민

옆에서 친구는 대리 티켓팅을 맡겼다고 했다. 비용은 좌석 등급에 따라 다른데 보통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 운 좋게 VIP석을 잡으면 더 받는다고 하더라. 예전에 잠실에서 했던 야구 경기 때도 두산 티켓을 구하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도 대리 이야기를 들어보긴 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함이 가시질 않아서 매번 직접 시도하게 된다. 돈을 주고 누군가에게 내 아이디를 넘겨주는 과정 자체가 나한테는 너무 큰 스트레스다. 만약에라도 그 사람이 내 아이디로 이상한 짓을 하거나, 예매는 해놓고 티켓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말이다. 결국은 이번에도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가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꼴이다. 18,000번째 대기열에서 줄어드는 숫자를 보면서, 과연 내 차례가 왔을 때 자리가 하나라도 남아있을지 정말 의문이었다.

취소표를 기다리는 희망 고문의 밤

공연 예매 사이트를 새로고침하며 대기하다 보면 보통 30분 정도 지나면 대기열이 좀 풀린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다. 들어가 봐도 이미 좌석 선택 화면은 온통 회색빛이다. 누가 결제하다가 놓친 자리들이 가끔 파란색으로 떴다가 사라지는데, 클릭하는 순간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그 문구가 얼마나 사람을 맥 빠지게 하는지 모른다. 15만 원 정도 하는 티켓 값을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데,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니 화가 나기보다는 그냥 허탈하다. 새벽 2시쯤 되면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냥 자야 하나 싶은데, 혹시나 누가 잠결에 취소하지 않을까 싶어서 모바일 앱을 계속 켜두게 된다. 배터리는 벌써 10% 밑으로 떨어져 있는데, 충전기까지 연결해서 폰을 붙들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들

가끔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 가는 건지, 아니면 예매 시스템과 싸우러 가는 건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있다. 물론 공연장에 가서 라이브를 들으면 금방 잊어버리긴 하지만, 그 예매 과정에서 겪는 감정 소모는 생각보다 크다. 특히나 팬클럽 선예매가 아닌 일반 예매로 들어갔을 때는 더 그렇다. 예전에 아이브 팬사인회 예매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그때는 서버가 아예 터져서 공지사항 하나 없이 30분 넘게 검은 화면만 보고 있었다. 그때 느꼈던 황당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번 콘서트도 예매가 끝나고 나면 아마 나는 또 며칠 동안은 티켓팅 생각은 안 하겠다고 다짐하겠지. 그런데 정작 다음 공연 공지가 뜨면 또 8시 전에 알람 맞춰놓고 긴장하며 대기하고 있을 내 모습이 눈에 훤하다. 이게 과연 즐거운 취미 생활인 건지 가끔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피로감뿐

결국 새벽 내내 새로고침을 반복했지만 원하는 자리는 하나도 잡지 못했다. 오히려 눈만 뻑뻑해지고 다음 날 오전 일정까지 완전히 망쳐버렸다. 그냥 포기하고 현장 판매를 노려볼까 싶기도 한데, 요즘 같은 시대에 현장 판매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예전에는 콘서트 가기 전에 마음이 설레기만 했는데, 요즘은 예매 성공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만 설렘을 느낄 자격이 생기는 것 같다. 이제는 티켓팅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앱을 확인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미 마음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 다들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건지, 아니면 내가 유독 운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오늘은 그만하고 잠을 좀 자야겠다. 내일 일어나서 다시 확인해보면 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을지 알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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