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된 사람
며칠 전부터 알람을 맞춰두고 대기했다. 이번 공연은 유독 예매가 어렵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공연예매 사이트 주소를 즐겨찾기에 추가해두고, 초 단위까지 나오는 서버 시간을 따로 띄워놓고 기다리는 게 이제는 익숙하다. 예전에는 그냥 적당히 시간 맞춰서 들어가면 됐는데 요즘은 거의 0.1초 차이로 앞자리가 결정되니 도저히 느긋하게 있을 수가 없다. 대기 인원 1200명이라는 숫자가 화면에 뜨는데, 그 짧은 찰나가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옆에서 같이 기다리던 친구는 벌써 포기하고 퀵비용을 들여서라도 취소표를 구해보겠다고 난리인데, 사실 그것도 쉽지 않다는 걸 서로 다 알고 있다. 퀵으로 티켓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예전에 행사용명찰이나 급한 서류를 받을 때나 쓰는 줄 알았던 서비스가 이제 공연 티켓에까지 동원될 판이다.
대가족펜션 예약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
작년 여름에 대가족펜션을 잡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7~8명이 움직여야 해서 강원도 쪽 독채펜션을 찾느라 며칠을 검색했는데, 이번 공연 티켓팅은 그것보다 훨씬 피를 말리는 기분이다. 숙소는 그래도 정 안 되면 모텔이나 호텔레지던스 같은 곳을 찾아보면 대안이라도 있는데, 공연은 딱 그 시간 그 자리가 아니면 의미가 없으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예매 페이지가 로딩될 때 그 특유의 하얀 화면에서 아무것도 안 넘어가는 5초가 사람을 얼마나 초조하게 만드는지. 새로고침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서버를 튕기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는 운 좋게 결제창까지 들어갔는데, 5만 원대에서부터 시작하는 가격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요즘 물가가 참 무섭긴 하다.
생각보다 불편한 온라인 대기 시스템
예매가 끝난 후에도 찜찜함은 남는다. 간신히 자리를 잡았는데, 옆 사람과 붙어 있는 자리인지 아니면 통로 쪽인지 확인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처음에는 그냥 좋은 자리면 다 좋은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면 시야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무대 근처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너무 가깝거나, 혹은 스피커 바로 앞이라 귀가 먹먹할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건 직접 가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공연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어디서 다 파악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나름대로 커뮤니티를 뒤져보긴 하지만, 결국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맞는 선택을 한 건지 끝까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차라리 혼자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여행 가는 게 훨씬 맘 편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행사용명찰 만들던 기억과 공연 티켓의 무게
예전에 회사에서 행사용명찰을 대량으로 주문할 때가 있었다. 그때는 이름 하나 틀리지 않게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지금은 내 손끝에서 1초 만에 몇만 원짜리 표가 날아가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참 허무하기도 하고,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공연장에 가서 음악이 시작되면 그런 번거로움은 다 잊히겠지만, 예매 단계에서의 그 피로감은 정말 어쩔 수가 없다. 누군가는 티켓을 대신 잡아주는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다고도 하던데, 그렇게까지 해서 가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결국 결제는 완료했다. 이번에는 제발 서버가 중간에 멈추지 않고 깔끔하게 완료되길 바랄 뿐이다.
공연이 끝나도 남는 의문들
막상 결제를 마치고 나면 허탈감이 밀려온다. 예매 직전까지는 당장이라도 큰일이 날 것처럼 긴장했는데, 완료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냥 일상이 되어버린다. 공연 날짜가 한참 남아서 그런지 실감도 잘 안 난다. 예전에 생선조림 먹으러 갔던 식당에서 대기번호 받던 기분과 비슷하려나. 그때도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지만 막상 먹을 때는 맛있었으니까. 이번 공연도 그 정도의 보상은 해주겠지. 어쩌면 조금 더 좋은 자리를 예매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공연 시작 전까지 계속 머릿속에 맴돌 것 같다. 다음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움직여야지 다짐하지만, 아마 다음에도 똑같이 서버 시간을 보며 손가락을 떨고 있을 것 같다.

결제 버튼 누를 때 심적으로 얼마나 힘들지 이해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서버가 불안정할 때 진짜 숨 막히는 느낌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