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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보기엔 너무 길었던 대학로 공연 관람기

지난주 주말에 아이 데리고 대학로에 다녀왔다. 사실 몬스터가 나오는 캠핑 콘셉트의 체험형 뮤지컬이 있다고 해서 예매했다. ‘몬스터 캠프’였나, 7월 초에 한다는 걸 보고 미리 표를 끊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너무 길었다. 주말 오전 11시 공연이라 아침부터 서둘러서 지하철 타고 혜화역까지 갔는데, 아이가 가는 길에 배가 고프다고 칭얼대서 결국 근처 카페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 먹이고 들어갔다. 그게 한 8천 원 정도였나. 은근히 대학로 물가가 싼 건 아닌 것 같다.

공연장 입구에서 겪은 소소한 당황함

공연장 앞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진짜 많았다. 가족 단위 관객들이 워낙 많아서 입구부터 정신이 없었다. 티켓 창구에서 예매 내역 확인하는데, 내 이름이 왜인지 명단에 바로 안 뜨는 것 같아서 뒤에 사람이 밀리는데 한참을 서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실수로 다른 날짜를 예약한 줄 알고 순간 식은땀이 났다. 다행히 직원이 친절하게 확인해주긴 했는데, 그 짧은 1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공연 시작 10분 전에 간신히 들어갔다.

공연 내내 아이 눈치 보느라 바빴다

공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배우들이 직접 객석으로 내려와서 아이들이랑 소통하는 이머시브 시어터 형식이던데, 우리 아이는 낯을 가려서 배우가 가까이 오니까 오히려 얼어버렸다. 옆자리 아이들은 신나서 손들고 대답하던데, 우리 애는 내 뒤로 자꾸 숨길래 공연에 집중을 하라는 건지 아이를 달래라는 건지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 공연이라 다들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다들 집중해서 보는 분위기라 오히려 더 눈치가 보였다. 한 70분 정도 하는 공연이었는데, 중간에 아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해서 나갔다 오느라 흐름이 한 번 끊겼다.

기대와는 조금 달랐던 관람 후기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팜플렛 하나 사달라는 거 그냥 들고 나왔다. 집에 와서 보니까 사실 뮤지컬의 줄거리 같은 건 아이도 나도 정확히 기억을 못 한다. 그냥 몬스터가 나왔고, 캠핑장에 갔고, 무대가 예뻤다 정도? 예전에 박효신 뮤지컬 영상 찾아보다가 박제 안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봤던 적이 있는데, 그때 느꼈던 현장감에 대한 아쉬움이 여기서도 문득 들었다. 영상으로 남지 않으니까 아이랑 나중에 다시 추억하기가 좀 어렵다는 게 아쉽긴 하다.

다음에 또 갈지는 잘 모르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아이가 잠들었는데, 짐이 많아서 고생했다. 공연 보러 가기 전에 강남보컬학원이나 입시연기학원 다니는 친구들 생각도 잠시 났다. 이렇게 현장에서 고생하며 연기하는 배우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근데 사실 다음에 또 이런 공연을 보러 가자고 하면 좀 고민될 것 같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엄청나게 높았다고 말하기엔 내 피로도가 너무 컸다. 아이가 나중에 커서도 기억할까 싶은데, 아마 사진 몇 장만 남고 다 잊어버리겠지. 그래도 나들이 한번 다녀온 셈 치기로 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에어컨 틀고 뻗어버렸다. 어제는 인천 쪽 어린이 공연도 검색해봤는데, 그냥 당분간은 공연 보러 가는 것보다 집에서 영상이나 같이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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