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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오피스 월 1만원대라는 광고에 홀려서 가본 날

월 1만원대 공유오피스의 진실

며칠 전부터 사무실을 좀 알아보고 있었다. 홍대 인근이나 마포구 쪽으로 적당히 짐 하나 둘 공간이 필요해서 검색창을 계속 두드렸는데,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 있더라. ‘법인 설립 주소지 제공 월 1만원대’라는 문구였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좀 의심스러웠다. 월세가 1만원대라니, 커피 두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사무실을 빌릴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싶어서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해봤고, 결국 마포 쪽에 있다는 그곳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위치는 홍대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는데, 건물 입구에서부터 묘한 기분이 들었다. 보통 사무실이라 하면 최소한의 간판이나 안내문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사무실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4층이라길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도착해서 본 광경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그냥 일반적인 오피스텔 방 하나를 빌려 수십 개의 주소지를 쪼개서 팔고 있는 형태였다. 안내 데스크도 없고, 그저 우편함만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전부였다.

현장 방문이 주는 찝찝함

거기서 마주친 담당자분은 꽤 친절하셨지만, 내가 기대했던 그런 활기찬 공유오피스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책상 하나 놓고 업무를 보거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그냥 ‘사업자 등록용 주소’를 빌려주는 곳이라는 표현이 정확했다. 1만원대 가격은 진짜였지만, 말 그대로 주소지를 빌리는 비용일 뿐이었다. 책상을 이용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데, 그 금액을 합치면 신촌이나 마포구 인근의 다른 저렴한 공유오피스와 큰 차이가 없었다. 차라리 조금 더 돈을 보태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실 광화문이나 서울역 근처에 있는 공유오피스들도 돌아본 적이 있는데, 거기는 적어도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라도 있고 공용 공간이라도 잘 되어 있지 않나. 여기는 그냥 비어있는 방에 우편물만 쌓이는 느낌이라 덜컥 계약하기가 망설여졌다.

비슷한 조건들 속에서 길을 잃다

홍대 부동산 몇 군데를 더 둘러봤다. 망원동 쪽 사무실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가봤는데, 거기는 또 1인 사무실이라 하기엔 창문이 너무 작거나 습한 냄새가 올라와서 고민이었다. 월세 40~50만 원 선에서 해결하려고 하니 눈이 자꾸만 낮아진다. 한남동 사무실도 알아봤지만, 거기는 애초에 예산 범위 밖이었다. 강남 공유오피스도 검색해보면 진짜 화려하고 좋아 보이는데, 막상 가보면 교통비나 시간을 고려했을 때 내가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가 있나 싶다. 요즘은 정말이지 사무실 구하는 게 일이다. 용산 사무실도 슬쩍 봤는데 역시나 비싸고, 신촌 쪽은 대학가라 그런지 매물이 빠르게 나가는 편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대충 주소지만 하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가서 공간을 보고 나니 ‘아, 여기서 내가 매일 업무를 보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덜컥 겁이 났다.

기다림과 망설임 사이

결국 그날은 아무것도 계약하지 않고 나왔다. 내려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커피 하나 사 마시며 멍하니 홍대 거리를 걷는데, 왜 그렇게 사무실 찾기가 어려운지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그냥 서울역 근처에 있는 큰 공유오피스 들어가서 공용 공간 혜택이나 누리라고들 하지만, 매달 나가는 고정 비용을 생각하면 마음 편히 결제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초기 스타트업들은 최소 3개월은 버틸 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어서, 당장 나가는 돈에 예민해지는 것 같다. 사실 지금 당장 사무실이 없어서 일을 못 하는 건 아닌데, 왜 이렇게 쫓기듯 찾아다니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계약을 하고 나면 또 다른 불편함이 생기겠지. 누군가는 공유오피스가 편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그냥 좁아도 혼자 쓰는 원룸이 낫다고 한다. 나는 아마 좀 더 고민할 것 같다. 오늘 본 그 1만원대 사무실은 아마 선택지에서 지울 것 같지만, 그렇다고 딱히 대안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다음에 다시 마음을 먹고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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