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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팅 실패하고 홧김에 예매한 대학로 연극 한 편

갑작스러운 공연 공백기를 채우는 방법

며칠 전부터 벼르고 있던 8월 콘서트 티켓팅이 있었다. 나름대로 PC방까지 가서 대기 탔는데, 새로고침 한번 잘못 눌러서 대기 순번이 1만 번대로 밀려났다. 결과는 뭐, 당연히 실패였다. 예매 창을 닫는데 왜 이렇게 허탈한지 모르겠다. 한동안 공연 소식을 끊고 살다가 10월 뮤지컬은 꼭 보러 가자고 다짐했었는데, 그사이 벌써 계절이 바뀌는 기분이다. 결국 홧김에 대학로 쪽 연극이나 볼까 싶어 예매 사이트를 뒤적거렸다.

예매 수수료보다 아까운 시간들

대학로 연극은 보통 예매 수수료가 천 원 정도 붙는데, 이게 은근히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도 현장 발권보다 미리 예매하는 게 마음 편하니까 어쩔 수 없이 결제하게 된다. 요즘 공연들은 왜 이렇게 예매처마다 좌석 등급을 나누는지 모르겠다. 1층 앞열은 이미 다 매진이고, 남은 건 무대랑 꽤 먼 사이드 자리뿐이었다. 2만 5천 원 정도 되는 티켓값을 내고 보는데 시야가 가려지면 어쩌나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결제했다. 공연 하나 보러 가는 것도 요즘은 왜 이렇게 준비할 게 많은지.

무대와 객석 사이의 미묘한 거리

공연장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으니 역시나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앞에 앉은 사람 머리가 딱 시야를 가리는 높이라 고개를 계속 좌우로 움직여야 했다. 배우들 표정은커녕 대사 소리도 가끔 배경음악에 묻히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합천 같은 곳에서 하는 찾아가는 공연이나 무료 공연을 찾아다니는 게 더 나았을까 싶기도 했다. 넌버벌 퍼포먼스 같은 건 언어 장벽이 없어서 편한데, 이번에 고른 연극은 대사가 워낙 많아서 한 번 놓치면 흐름을 잡기가 어려웠다.

공연이 끝난 뒤에 찾아오는 의문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 포함해서 거의 2시간이 넘었다. 극장 밖으로 나오는데 다리가 꽤 뻐근했다. 배우들은 마지막까지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던데, 사실 나는 중간에 살짝 졸았던 것 같다. 이게 내용이 재미없었다기보다는 그냥 공연장 안의 그 답답한 공기랑 조명 때문이 아니었을까.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문득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순위를 확인해 봤다. 다들 뮤지컬 ‘겨울왕국’ 같은 대형 공연이나 티켓팅에 목을 매는데, 나는 도대체 뭘 위해 이렇게 고생하며 공연장을 찾아다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건강과 취미 그 사이 어디쯤

예전에 어디 인터뷰에서 본 배우가 그랬다. 예전엔 커리어가 1순위였는데 이제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나도 이제 슬슬 무리해서 공연 보러 다니는 게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나이가 된 건가 싶다. 6월 콘서트 때도 체력 방전돼서 며칠을 고생했는데, 이번 연극 보고 나니 또 비슷하다. 다음엔 정말로 좋아하는 가수가 오지 않는 이상, 그냥 집에서 OTT로 영화나 보는 게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일 예매 사이트 들어가서 새로운 공연 순위 보고 있으면 또 고민하겠지만 말이다. 당분간은 공연장 말고 동네 산책이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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