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시간을 확인하면서 마음 졸이던 오후
최근에 보고 싶었던 공연이 있어서 며칠 전부터 티켓 오픈 시간을 달력에 표시해두고 기다렸다. 예전에는 대학로 연극이나 간단한 공연들은 현장에서 예매하거나 대충 시간 맞춰 들어가도 자리가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디서 어떻게 예매하는지 시스템이 왜 이렇게 복잡해졌는지 모르겠다. 사실 내한 공연 같은 건 처음 가보려고 마음먹었는데, 공식 홈페이지를 봐도 티켓 예매처가 어디인지 한참을 헤맸다. 누군가 위버스(Weverse) 공지부터 확인하라고 해서 들어가 봤는데, 공지는 아직 안 올라와 있고 괜히 혼자 마음만 급해져서 새로고침만 계속했다.
혜화동 뒷골목의 기억과 티켓 예매의 현실
생각해보면 대학로에서 공포 연극을 보러 갔을 때는 참 단순했다. 매표소에 가서 인원수 말하고 표를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QR 체크인부터 시작해서 모바일 티켓까지 챙길 게 너무 많다. 물론 편리해진 건 맞는데, 나처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입장할 때마다 매번 긴장하게 된다. 지난번에는 혜화 연극 예매할 때 1만 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이번에 보려는 콘서트는 가격대가 10만 원을 훌쩍 넘어가니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컸다. 괜히 사이트가 다운되는 건 아닐까, 내 손가락이 제때 반응할까 싶어 점심 먹고 나서도 계속 손끝을 만지작거렸다.
예매 사이트가 터졌을 때의 허탈함
막상 예매 시간이 되니까 접속자가 몰려서 페이지가 뜨질 않았다. 흰 화면만 한 5분 정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신도림 공연 같은 것도 그냥 무난하게 잡았던 것 같은데, 요새는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1분 만에 매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다. 옆자리 친구는 옆에서 벌써 좌석 선택 화면까지 갔다고 하는데, 나는 여전히 로딩 중인 원만 빙글빙글 돌고 있으니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결국 그날은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하고, 뒷좌석 끝자리라도 겨우 예매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이게 대체 뭐라고 이렇게까지 진을 빼야 하는지 모르겠다.
편리함 뒤에 숨겨진 낯선 장벽들
공연장마다 안내 방식이 제각각인 것도 나를 힘들게 한다. 어떤 곳은 카카오톡으로 티켓이 오고, 어떤 곳은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어야 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려서 가끔은 공연장에 가는 것보다 예매하는 과정 자체가 더 큰 행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좋은 공연을 보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예매 창 하나 띄우려고 오전 내내 인터넷 뒤지고 보안 문자 입력하느라 땀 흘린 거 생각하면 가끔은 그냥 다 포기하고 싶기도 하다.
다시 시도해볼지 고민하게 되는 이유
어쨌든 예매는 성공했으니 공연 날만 기다리면 되는데, 막상 표를 사고 나니 예전만큼 설레기보다는 ‘제대로 입장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든다. 다음에는 그냥 마음 편하게 현장 구매가 가능한 소규모 공연이나 찾아볼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콘서트장의 그 활기찬 분위기가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는 이 티켓 한 장이 잘 유지될지 모르겠다. 오늘도 공연장 앱을 켜서 모바일 티켓이 잘 있는지 확인했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며칠 뒤면 공연인데, 생각보다 더 덤덤한 내가 좀 낯설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