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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팅에 실패하고 구름아래소극장에 다녀왔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메타코미디클럽이나 좀 유명한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을 해보려고 했다. 인터파크나 예스24를 켜놓고 시계 초침을 보면서 기다리던 그 긴장감은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특히나 아이돌 콘서트 같은 건 시작하자마자 대기 인원이 수만 명으로 뜨니까, 그냥 처음부터 마음을 비우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왜 자꾸 시도를 하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결과는 뻔했다. 새로고침을 몇 번 하기도 전에 매진 문구가 떠버렸으니까.

무작정 방문하게 된 대학로의 소극장들

티켓팅에 실패한 뒤로 이상하게 공연에 대한 갈증이 남아서 그냥 대학로를 어슬렁거렸다. 사실 예전에는 공연이라고 하면 무조건 거창한 콘서트나 대형 뮤지컬만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런 화려한 무대보다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들릴 것 같은 작은 공간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 멕시카나치킨 같은 곳에서 소극장 상생 캠페인을 한다는 광고판을 봤는데, 막상 이렇게 직접 거리를 걸어보니 정말 소극장이 많긴 하더라.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가서 표를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왠지 모르게 마음 편하게 느껴졌다.

구름아래소극장에서 느낀 당혹감

결국 친구가 추천해준 마포구 쪽의 구름아래소극장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6월에 있었던 유니버스 팬 콘서트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된 곳인데, 대형 공연장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일단 입구부터가 아담해서 내가 지금 공연을 보러 온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일상적인 공간처럼 느껴졌다. 공연 시작 시간이 오후 1시랑 5시였는데, 나는 5시 타임을 선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공연장 내부가 생각보다 너무 좁다는 거였다. 사람들 틈에 섞여서 의자를 찾아 앉는데, 가방을 둘 곳도 마땅치 않아서 내내 무릎 위에 올려두고 관람했다. 이게 관객 평점이 높다길래 뭔가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아주 투박한 느낌이라 살짝 당황했다.

조명과 무대 사이의 거리감

공연이 시작되니까 그런 불편함은 금방 잊혔다. 객석이랑 무대가 정말 가까웠다. 대형 콘서트장에서는 전광판만 보고 와야 하는데, 여기서는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다 보이니까 오히려 더 긴장됐다. 조명이 바뀔 때마다 배우의 얼굴이 어떻게 변하는지 너무 잘 보여서, 내가 마치 무대 위의 일부분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너무 가까운 게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가끔 배우가 물을 마시거나 무대 뒤로 사라지는 동선까지 너무 다 보이니까 오히려 현실감이 확 깨지는 순간도 있었다. 이게 소극장의 묘미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처음에는 그 간극이 좀 어색해서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공연이 끝난 뒤의 허전함

공연 가격은 대략 5~7만 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유명 아이돌 콘서트처럼 수십만 원을 호가하지 않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막상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뭔가 정리가 안 된 기분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화려한 퍼포먼스에 익숙해진 내 눈이 오히려 소극장만의 정적인 흐름을 잘 못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대형 공연장에서는 티켓팅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성취감이라도 있었는데, 여긴 그냥 조용히 보고 나왔다는 생각만 남았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다음에는 또 다른 곳을 찾아갈 것 같긴 한데, 그때도 이렇게 어색해할지 아니면 익숙해질지 모르겠다. 일단 다음번 공연은 좀 더 미리 예매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티켓팅에 실패하고 구름아래소극장에 다녀왔다”에 대한 1개의 생각

  1. 배우분들의 표정 변화를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있다니, 정말 몰입감이 느껴지네요. 무대와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어색한 순간도 있었다고 하니, 공간의 장단점을 잘 보여주는 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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