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은 모니터 앞에서 커피만 세 잔째
분명히 예매 오픈 시간 1분 전에 새로고침을 했는데, 결제창 구경도 못 하고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문구만 수십 번 봤다. 솔직히 말하면 좀 화가 난다기보다 허탈했다. 왜 다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건지. 사실 나도 그중 한 명이지만, 화면 속에서 계속 돌아가는 로딩 아이콘을 보고 있으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스24 인터페이스가 예전보다 조금 바뀐 것 같기도 한데, 막상 마음이 급해지니 익숙한 버튼 위치도 눈에 안 들어온다. 옆에 있던 친구가 요즘은 멜론티켓보다 여기가 더 어렵다고 투덜거렸는데, 그 말이 오늘따라 더 실감 난다.
취켓팅이라는 불확실한 희망
결국 정각 예매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소위 말하는 ‘취켓팅’이다. 새벽 2시쯤 되면 누군가 결제를 안 해서 풀리는 좌석이 생긴다는 말을 어디선가 주워들었다. 61,500원짜리 티켓 하나 잡겠다고 이 시간에 눈을 비비며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꼴이라니. 인터파크랑 예스24를 번갈아 띄워놓고 새로고침을 반복했다. 그냥 안 하고 말까 싶다가도, 막상 포기하려고 창을 닫으려 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이 발목을 잡는다. 이런 게 진짜 비효율적인데, 사람 마음이 참 쉽지 않다.
대리 예매가 왜 횡행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커뮤니티를 보니까 대리 예매를 맡긴다는 글들이 꽤 많다. 처음엔 그런 걸 왜 하나 싶었는데, 정작 내가 직접 해보니 왜 사람들이 돈을 써서라도 안전하게 구하려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꽤 높은 웃돈이 오가는 걸 보면 한숨만 나온다. 나는 정가에 가보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건데, 시스템 자체가 이미 그런 시장을 부추기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잠실야구장 티켓 예매할 때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친구가 대신 잡아줘서 다행이었지. 이번엔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오롯이 내 운과 속도에 기대야 한다.
PC방까지 가야 하나 고민되는 지점
집 인터넷이 느린 건지 아니면 내 손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아예 PC방에 가서 해볼까 고민도 했다. 예전에 어떤 게임 이벤트 때문에 PC방 가서 1시간마다 레이더 티켓 같은 걸 챙기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래도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기라도 했지, 이건 노력해도 좌석이 안 나오면 그만이니까. 7월 7일까지 이벤트를 하는 PC방들도 많던데, 그냥 거기 가서 안정적인 속도로 시도해볼 걸 그랬나 하는 후회만 남는다. 막상 가려면 귀찮은데, 또 티켓은 갖고 싶고 마음이 반반이다.
결국은 새로고침만 무한 반복
시간은 벌써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다. 새로고침을 너무 많이 해서 차단당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며칠 내내 취켓팅을 노려도 결국 못 구했다고 하던데, 나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닐지. 찰리푸스 내한 공연 때도 그랬고, 축구장 예약할 때도 이런 고생을 했었는데, 사람은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지금 당장 이 창을 꺼버려야 내일 일상에 지장이 없을 것 같은데, 왠지 지금 나가면 정말 영영 자리를 못 잡을 것 같아서 끄지도 못하겠다. 이 애매한 불확실함이 오늘 밤을 더 길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