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도 좋고 해서 오랜만에 대학로에 연극 보러 갈까 싶어서 친구랑 약속을 잡았다. 예전부터 뭔가 혜화쪽에서 볼만한 연극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갑론을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대학로 편도 했었다고 하더라. 혜화동 대표가 이겼다는 거 보고 괜히 반가운 마음도 들고. 아무튼 그래서 기대감을 안고 대학로로 향했다.
뭘 볼까 하다가 연극으로 결정
사실 처음에는 뭘 할까 고민했다. 그냥 가서 밥이나 먹고 카페나 갈까 했는데, 그래도 대학로까지 왔는데 뭔가 특별한 걸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마침 친구도 연극 같은 거 보고 싶다고 해서, 그럼 오랜만에 대학로 연극이나 보자고 결정을 내렸다. 어디가 재밌는지 잘 몰라서 그냥 네이버에 ‘대학로 연극 추천’ 이런 식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후기들을 좀 봤다. 유명한 극단이나 오래된 극장 몇 군데가 눈에 띄긴 했는데, 딱히 이걸 봐야겠다 싶은 게 없었다. 그냥 어물쩡거리다가, 제일 빨리 시작하는 시간대의 연극으로 일단 예매를 했다. 배우들 이름을 보니 낯선 이름들이 많았는데, 뭐 그냥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다. 티켓 가격은 1인당 2만원 정도였던 것 같다. 좀 비싼가 싶기도 했는데, 뭐 어쩌겠어.
티켓 바꿔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지?
극장에 도착해서 티켓을 받으려고 하는데, 이게 좀 헷갈렸다. 분명히 예매할 때는 ‘A 극장’으로 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A 극장 건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극장이 한 건물 안에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니 뭔가 안내가 좀 부족한 느낌?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겨우 매표소를 찾았다. 근데 또 거기서 표를 바로 주는 게 아니라, ‘각 극장별로 티켓을 발권해야 한다’고 하더라. 아, 그럼 처음에 예매할 때부터 극장 이름을 정확히 보고 예매했어야 했구나 싶었다. 아니면 건물 입구에라도 좀 더 명확하게 안내가 되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고. 결국 다른 층에 있는 우리가 예매한 A 극장 매표소까지 다시 올라가서 티켓을 받았다. 한 10분 정도 헤맨 것 같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좀 짜증 나는 부분이었다.
예상보다 짧았던 공연 시간과 아쉬운 결말
겨우 극장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공연을 기다렸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내 기대에는 좀 못 미쳤다. 물론 배우들이 열심히 연기하는 건 알겠는데, 스토리가 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중간 웃긴 장면도 있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좀 지루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공연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짧았다. 1시간 30분 정도 하려나 했는데, 실제로는 1시간 10분 정도 하고 끝난 것 같다. 좀 허탈한 느낌이랄까. 뭔가 더 보여줄 줄 알았는데.
‘갑론을방’ 대학로 편, 이게 그건가?
나중에 나오면서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아까 처음에 검색했을 때 봤던 ‘갑론을방’ 대학로 편이 이거였나 싶었다. 근데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아마 다른 거였던 것 같다. 괜히 혜화쪽에서 뭘 한다고 들었던 기억 때문에 착각했나 싶기도 하고. 검색해보니 ‘갑론을방’은 동네 토론 배틀쇼 같은 거라는데, 연극이랑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었다. 괜히 반가운 마음에 헛다리 짚었구나 싶었다. ‘갑론을방’이라는 프로 자체는 홍대 편도 나왔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긴 했다. 혜화동 대표가 이겨서 월세 지원금을 받았다는 내용도 봤는데, 그래서인지 혜화쪽에서 이런 공연이나 행사들이 좀 더 활성화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다음엔 그냥 전시회나 갈까
결론적으로 연극 자체는 뭐 괜찮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좀 아쉬웠다고 해야 할지 애매하다. 배우들 노력은 가상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나 내용 면에서 좀 더 보완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티켓 바꾸는 과정에서 좀 번거로웠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다음에 또 대학로에 가게 된다면, 연극보다는 그냥 아트 갤러리 같은 곳을 가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화에는 갤러리를 겸한 카페도 많다고 하니, 그런 곳에서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경험으로는 굳이 연극을 보러 일부러 대학로까지 올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다른 공연을 찾아보는 게 더 편할 것 같다.

갑론을방은 정말 흥미로운 주제였는데, 막상 보니까 시간표가 너무 빡빡해서 아쉬웠어요.
배우분들의 연기에 집중하려 노력했는데, 스토리가 복잡해서 따라가기가 어려웠네요. 덕분에 갤러리 카페 가보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아트 갤러리 같은 곳도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혜화에 그런 곳이 많다고 하니, 다음에 시간 여유가 있을 때 한번 가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