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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아 공연 티켓팅에 실패하고 느낀 것들

지난주 금요일이었나, 아이가 좋아하는 유아 공연을 예매하려고 며칠 전부터 알람까지 맞춰두고 대기를 탔다. 요즘 대구 유아 공연 쪽은 인기가 정말 상상 이상이다. 예전엔 그냥 현장에서 표를 사거나 며칠 전에 예매해도 자리가 널널했는데, 요즘은 인기 있는 공연은 오픈되자마자 1분도 안 돼서 매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후 2시 티켓 오픈이라 점심도 대충 먹고 PC 앞에 앉았다. 사실 티켓팅 대행업체 같은 걸 써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내가 직접 잡고 싶은 마음도 있고 왠지 모를 찝찝함 때문에 직접 도전하기로 했다.

대기 순번이 뜨는 순간의 허탈함

정확히 1시 59분 55초에 새로고침을 눌렀다. 그런데 갑자기 모니터에 뜨는 대기 순번. ‘현재 대기인원 2,482명’.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아니, 겨우 500석 규모의 소극장 공연인데 도대체 내 앞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 서버 시간 확인 사이트까지 켜놓고 준비했는데, 역시나 운이 따르지 않는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너무 빠른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한 10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예매 화면으로 넘어갔는데, 남은 자리는 맨 뒷줄 구석진 곳 한자리뿐이었다. 그마저도 결제 버튼을 누르니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이게 그 유명한 좌석 선점 실패구나 싶었다.

결국은 자리 찾기보다 타이밍인가

공연 정보 페이지를 보면 보통 대구 소재의 작은 아트홀들이 3만 원대에서 5만 원대 사이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 적당한 금액이라 부담은 없는데, 문제는 이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명당을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다. 어떤 엄마들은 손글씨 폰트로 메모장까지 만들어가며 연습한다던데, 나는 그 정도로 열정적인 건가 싶어서 현타가 살짝 왔다. 사실 대구 유아 공연들이 대부분 주말 오전 타임에 몰려있다 보니, 경쟁률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고 취소표나 풀리길 기다리며 수시로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결국 자리는 나지 않았다. 캠핑 예약도 그렇고, 요즘은 뭐 하나 예매하려면 다들 이렇게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대행업체 유혹과 고민 사이

티켓팅 대행업체들을 보면 후기에 ‘성공했다’는 말들이 꽤 많다. 그런데 왠지 찜찜하다. 내 개인정보를 넘겨야 하는 경우도 있고, 사기 위험도 무시할 수 없어서 결국은 직접 하게 된다. 차라리 조금 비싸더라도 예매를 대신 해주는 공식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항공권 예약할 때 ‘왕복 편도 결합’해서 위약금 관리하는 것처럼, 공연 예매도 조금 더 유연하게 시스템이 돌아가면 좋으련만. 시스템은 갈수록 발전한다는데, 왜 내가 예매하고 싶은 공연은 항상 이렇게 예매가 힘든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공연 일정 확인의 피로감

부산 쪽 공연 일정까지 검색해보면서 혹시나 괜찮은 게 있나 기웃거려 봤다. 근데 부산까지 가기엔 주말이 너무 짧고 아이 컨디션도 걱정이다. 공연 정보가 여러 사이트에 흩어져 있다 보니, 정보 수집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린다. 어떤 곳은 예매처가 티켓링크고, 어떤 곳은 인터파크, 또 어떤 곳은 자체 예매 사이트를 운영한다. 아이 키우면서 틈틈이 이 많은 정보를 다 체크하는 것 자체가 일이다. 공연 할인 혜택도 사이트마다 달라서, 미리 가입 안 해두면 나중에 결제할 때 혜택을 다 놓치기 일쑤다.

결국은 실패로 끝난 지난 주말

결국 아이 공연은 예매하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에 주말에는 그냥 집 근처 공원에 나가서 돗자리 펴고 노는 걸로 대신했다. 안양종합운동장에 피크닉 관람석이 생겼다는 기사를 보면서, 이런 식의 공간들이 대구에도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꼭 공연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 말이다. 다음번 공연 오픈 날짜는 다가오는데, 또 그 긴박한 1분을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아마 다음번에도 나는 다시 그 티켓 사이트 앞에서 새로고침을 누르고 있을 것 같다. 이게 뭐라고, 참 사람 마음을 이렇게까지 신경 쓰이게 만드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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