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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펜션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겠다고 고집을 부린 결과

처음에는 단순히 연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지인이 운영하는 작은 펜션 홍보를 도와주겠다고 나선 건 지난달쯤이었다. 사실 별거 있겠나 싶었다. 그냥 요즘은 네이버 예약이나 야놀자 같은 플랫폼이 워낙 잘 되어 있으니, 굳이 자체 홈페이지가 필요할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이게 단순히 링크 몇 개 걸어두는 문제가 아니었다. 도메인부터가 골치였다. 가비아니 후이즈 같은 곳에서 적당히 1년에 2만 원 내외로 구매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마음에 드는 이름은 이미 누가 선점해서 웃돈을 얹어달라는 식이라 김이 팍 샜다. 결국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해서 조금 긴 주소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벌써 진이 다 빠졌다. 호스팅 서버를 연동하고 DNS를 맞추는 건 예전에 학교 과제 하던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 도대체 왜 내가 이걸 직접 하겠다고 나섰는지, 카페인만 들이붓는 저녁 시간이 늘어만 갔다.

디자인 툴을 다루다가 포기할 뻔한 순간들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는 툴들은 꽤 많았다. 아임웹이나 윅스 같은 서비스들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가장 익숙한 템플릿 위주로 골랐는데 이게 문제였다. 펜션 사진은 쨍하고 예쁜데, 내가 올리니까 화질이 뭉개지거나 배치가 묘하게 어긋났다. 특히 숙소 상세 페이지에 들어갈 객실 사진들을 배치할 때마다 레이아웃이 툭툭 튀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코딩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지만, HTML이나 CSS를 만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까 봐 참고 또 참았다. 그래도 어쩌겠나, 메뉴바 위치 하나 바꾸는 데도 몇 시간씩 걸리는데. 옆에서 지인은 빨리 오픈하고 싶어 안달인데, 나는 반응형 페이지로 만들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결국 모바일에서 이미지가 잘리는 참사를 겪고 말았다. 이거 고치느라 주말 내내 컴퓨터 앞에 붙어 있었다.

예약 시스템은 결국 플랫폼에 의존하기로 했다

홈페이지를 다 만들고 나니 정작 중요한 실시간 예약 시스템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직접 캘린더 기능을 구현해볼까 싶어 오픈 API를 뒤져봤는데, 펜션 예약은 단순히 날짜를 찍는 게 아니었다. 성수기, 비수기 요금 설정부터 시작해서 인원 추가 요금까지 변수가 너무 많았다. 이걸 내가 다 로직으로 짠다면, 나중에 유지보수는 누가 한단 말인가. 결국 정신을 차리고 네이버 예약 링크를 버튼 하나 만들어 붙이는 걸로 마무리했다. 이렇게 허무할 수가.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깔끔한 메인 페이지의 정중앙에 ‘네이버 예약하기’ 버튼 하나가 떡하니 박혀 있는 꼴이라니.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이틀이면 끝났을 일인데, 왜 그렇게 돌아갔나 싶다.

대구 출장길에 들렀던 그 숙소와 비교가 되었다

예전에 대구 출장 갔을 때 묵었던 한옥 스테이 홈페이지가 생각났다. 거기는 그냥 단순한 정보 페이지였는데도 참 정갈했다. 내가 만든 건 너무 욕심을 부려서 그런지 정보만 잔뜩 들어가고 정작 고객이 궁금해할 ‘주변 관광지’나 ‘주차 정보’ 같은 건 뒷전이 된 느낌이다. 나중에 다시 보니 객실 내부 사진은 너무 보정을 심하게 해서 오히려 실제와 괴리감이 있어 보이기도 했다. 육부촌 같은 곳들을 벤치마킹하고 싶었지만, 그건 운영 규모가 다른 곳이니까 내가 따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결국 펜션 홈페이지는 정보가 너무 많아도, 디자인이 너무 화려해도 독이 되는 것 같다. 간결하게, 딱 필요한 정보만 있는 게 제일인데 그게 참 어렵다.

결국 끝마무리는 찜찜하게 남았다

도메인 비용은 매달 결제되는 서버 비용과 합쳐져서 연간으로 따지면 생각보다 자잘하게 돈이 나간다. 처음에는 홈페이지 하나로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검색 상위에 노출되게 하려면 또 다른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홈페이지를 열어두긴 했지만,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스트레스가 되어버렸다. 혹시나 레이아웃이 깨지지는 않았을까, 예약 링크가 끊기지는 않았을까 수시로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지인은 잘 나오고 있다고 고맙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이 홈페이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만 늘어난 기분이다. 다음에 또 누군가 이런 부탁을 한다면, 아마 무조건 플랫폼에 맡기라고 말할 것 같다. 돈 좀 들더라도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정신 건강에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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