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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팅 성공하고 나서 마주한 현실적인 문제들

손가락 하나로 결정되는 주말의 행방

며칠 전부터 알람을 맞춰두고 대기했던 콘서트 티켓팅이 있었다. 예매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서버가 버벅거리는 그 특유의 답답함이란. 대기 인원 숫자가 줄어들지 않을 때마다 심장이 얼마나 쫄깃해지던지. 사실 이번에 가려던 공연은 대구 공연 일정에 맞춰 잡힌 음악 축제였는데, 이승윤 콘서트처럼 400분씩 이어지는 엄청난 강행군은 아니더라도 나름 기대가 컸다. 15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티켓 가격을 결제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 근데 막상 자리를 잡고 나니 묘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성공했다는 안도감보다 ‘이걸 내가 정말 끝까지 볼 체력이 되나’ 싶은 현실적인 걱정이 앞섰다. 주변 친구들은 티켓팅 대행까지 고민한다고 하던데, 사실 그렇게까지 해서 가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다.

현장에서 겪는 사소하고 짜증 나는 일들

막상 공연장에 도착하면 예매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 변수들이 터진다. 최근에 갔던 서울 올림픽공원 근처 공연장에서는 입장 전 QR 체크인 과정에서 서버가 또 한 번 말썽을 부렸다. 다들 핸드폰만 붙잡고 씩씩거리는데, 그 줄이 끝도 없이 늘어선 광경은 정말이지 지친다. 누군가는 푸드트럭 음식을 사겠다고 긴 줄을 섰다가 공연 시작 시간이 다 되어서야 허겁지겁 들어오기도 하고, 내 앞좌석에 앉은 분은 키가 너무 크셔서 무대 중앙이 거의 가려졌다. 이런 건 예매 사이트 좌석 배치도에는 절대 안 나와 있는 정보들이지 않나. 특히 여름철 야외 공연은 습도와의 싸움이다. 땀은 비 오듯 흐르는데 옆 사람과 어깨가 계속 부딪히는 그 불쾌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다들 언제 그랬냐는 듯 환호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가끔은 그 무리에 섞여 있는 내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정부 지원 할인 쿠폰은 그림의 떡인가

요즘 공연이나 영화 관람할 때 정부에서 6천 원 정도 할인 쿠폰을 준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주워들었다. 이게 꽤 쏠쏠하다는 말에 며칠 동안 관련 사이트를 뒤져봤는데, 생각보다 신청 과정이 복잡했다. 선착순 배포인 경우가 많아서 클릭 몇 번에 예산 소진이 끝나버린다. 매번 ‘다음엔 꼭 받아야지’ 다짐하지만, 결국 정가 다 내고 예매하게 되는 게 일상이다. 어떤 때는 그냥 편하게 제값 내고 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 싶다가도, 막상 결제창에서 6천 원이 아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마음이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매달리나 싶으면서도, 막상 성공하면 왠지 모를 승리감이 들기도 한다.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허무함

공연은 늘 예상보다 빨리 끝난다. 앵콜곡을 외치며 다 같이 박수를 치고 나면, 공연장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휩쓸려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은 꽤나 고역이다. 택시를 잡으려 해도 호출 어플은 계속해서 배차 실패를 띄운다. 대중교통은 만원이고, 땀 냄새와 사람들의 열기가 섞인 공기 속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늘 조금은 공허하다.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빛나던 가수들은 금방 잊히고, 나는 다시 다음 주 월요일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온다. 이번에 대구에서 하는 행사는 갈까 말까 아직도 고민 중이다. 막상 표를 사두고 나면 귀찮아질 게 뻔한데, 그렇다고 안 가자니 그날 하루가 너무 평범하게 흘러갈 것 같아서 겁이 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남기는 잔상

결국 공연을 즐기는 건 ‘내가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무던하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예매 사이트 랭킹을 매번 확인하고, 게스트 아티스트가 누가 오는지 검색하고, 이동 동선을 짜는 과정들이 사실은 공연 그 자체보다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나는 공연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그 소란스러운 과정 속에서 내 일상을 잠시 잊으려는 걸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면 귓가에 울리던 웅웅거리는 베이스 소리가 잦아든다. 남은 건 핸드폰 갤러리에 대충 찍어둔 흔들린 사진 몇 장뿐이다. 그마저도 나중에는 삭제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왠지 지우기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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