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에 기아타이거즈 경기를 보러 가려고 며칠 전부터 티켓 예매 사이트를 들락거렸다. 분명 오픈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는데 대기 인원이 3천 명이었나, 이미 3루 쪽은 회색으로 다 변해있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프로야구 티켓 예매는 정말 쉽지 않다. 예전엔 그냥 현장 가서 표 사서 들어가면 그만이었는데 요즘은 앱으로 다 해야 하니까 나 같은 아재는 가끔 현타가 온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씁쓸한 풍경
결국 구할 방법을 찾다가 중고나라랑 번개장터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정가보다 조금 더 얹어서 양도받는 건 솔직히 이해한다. 다들 고생해서 잡은 거니까. 그런데 1만 5천 원짜리 티켓을 5만 원, 6만 원에 올리는 걸 보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어떤 사람은 대리티켓팅 수고비라며 3만 원을 따로 요구하기도 하더라. 야구 한번 보러 가는 게 무슨 큰 벼슬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해서 가야 하나 싶었다. 티켓 거래 사이트를 보면 정말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그냥 티켓 값만 받고 넘기는 착한 분들도 계시지만, 이미 다 팔린 걸 가지고 입금 먼저 유도하는 사기꾼들도 많으니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문수야구장 가려던 계획의 수정
사실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하는 3연전 이벤트를 보고 혹했다. 승리하면 울산페이로 100% 페이백 해준다는 말에 눈이 돌아가서 친구랑 같이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쪽은 이미 원정 팬들까지 다 몰려서 예매 전쟁이 거의 콘서트 수준이었다. 잠실야구장 현장 예매도 문화누리카드 쓸 수 있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주말에는 현장 예매를 믿고 갔다가 허탕 칠 확률이 너무 높다. 가뜩이나 부산 아시아드 쪽은 축제랑 경기까지 겹쳐서 교통 대란 예상된다는 뉴스 보니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 자체가 고역일 것 같았다. 결국 티켓 구하는 걸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집에서 보는 게 마음 편하다
티켓 양도받으려고 매시간 검색창 새로고침하면서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그냥 치킨 시켜놓고 집에서 편하게 보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요즘은 중계 카메라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현장감도 나쁘지 않다. 야구장 가면 사실 화장실 줄 서는 것도 일이고, 경기 끝나고 빠져나올 때 주차장에서 1시간 넘게 갇혀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시간에 맛있는 거나 먹으면서 느긋하게 경기 보는 게 정신 건강에는 이로운 것 같다. 물론 직관 특유의 그 응원 소리와 공이 배트에 맞는 ‘탁’ 소리가 그립긴 하지만 말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티켓 수수료 문제
이번에 티켓 거래하면서 느낀 건데, 정식 예매처에서 내는 예매 수수료 말고도 암표나 대리 티켓팅 때문에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너무 크다. 이게 다 야구판이 커지면서 생긴 부작용인지, 아니면 애초에 시스템이 너무 공급 위주로만 돌아가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장애인석이나 가족석 같은 특수 좌석들은 여전히 구하기 어렵다는 기사를 보면서 야구장이 모두에게 열린 공간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나는 이번에도 실패하고 집에서 TV 중계를 켰다. 야구는 참 좋아하는데, 야구장 한번 가는 게 왜 이렇게 여행 계획 짜는 것보다 더 어려운지 모르겠다. 다음번에는 좀 더 널널한 평일 경기를 노려봐야 할 것 같다. 평일에도 사람이 많으려나.

치킨 시켜놓고 보는 게 진짜 편하다. 저번 야구 경기 갔을 때 화장실 줄 때문에 거의 2시간이나 기다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중계 보면서 치킨 먹는 게 진짜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요. 저도 직관 갈 때 주차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받거든요.
맞아요, 야구장 갈 때마다 줄 서는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집에서 편하게 보는 게 훨씬 낫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