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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큐레이터 투어, 막상 가려니 예약부터 쉽지 않았다

처음 큐레이터 투어를 알게 됐을 때

솔직히 나는 미술관을 그리 자주 가는 편은 아니다. 가더라도 그냥 쓱 둘러보고 나오기 바쁘지, 작품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성격은 아니거든. 근데 어느 날 우연히 ‘큐레이터 투어’라는 걸 알게 된 거지. 무슨 경기도미술관에서 ‘문화가 있는 날’ 맞춰서 큐레이터가 직접 전시 설명을 해준다는 거야. 큐레이터라고 하면 뭔가 전문가 포스가 느껴지잖아. 맨날 대충 보고 나오는 나 같은 사람이 들으면 좀 다르려나 싶더라. 특히 ‘눈-길’이라는 전시였는데, 이름만 들어도 뭔가 심오하고 어려울 것 같아서 전문가의 설명이 필요하겠다 싶었어. 아, 그럼 좀 더 유익하고 재미있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생겼지.

예약부터 난관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그날 맞춰서 가면 되는 줄 알았어. 미술관인데 뭐, 누가 딱 맞춰서 설명만 듣겠어 싶었지. 그런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사전 예약 필수’라고 명시되어 있더라고. 그것도 선착순 마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시작하는 투어인데, 예약은 몇 주 전부터 열린다고 했다. 예약 페이지를 찾는 것도 한참 걸렸어. 경기도미술관 웹사이트가 원래 좀 느린 편인가? 아니면 이날만 그런가? 어쨌든 겨우 찾아서 들어갔더니 이미 ‘대기자 폭주’라면서 페이지가 버벅거리는 거야. 딱 ‘문화가 있는 날’ 맞춰서 다들 몰리는구나 싶었지. 그렇게 한참을 씨름하다 겨우 예약 버튼을 눌렀는데, 돌아오는 건 ‘잔여 좌석 없음’. 순간 허탈하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알람 맞춰두고 칼같이 들어갔을 텐데 말이야. 다행히 다음 달 ‘문화가 있는 날’ 투어는 간신히 예약했어. 한 3주 전부터 매일 들어가 본 것 같아.

안산 미술관까지 가는 길과 현장 분위기

예약은 간신히 했지만, 경기도미술관이 안산에 있다는 걸 가는 날 실감했어. 집에서 지하철 타고 버스 갈아타고 한 시간 반은 족히 걸린 것 같아. 주말도 아닌데 은근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평소 같으면 이런 거리에 있는 미술관은 잘 안 갈 텐데, 큐레이터 투어라는 명분(?)이 있으니 가게 된 거지. 겨우 도착해서 보니까 막 엄청 사람이 북적이는 건 아니었어. 예약된 사람들만 딱 모여서 그런가, 오히려 좀 으쓱한 느낌마저 들더라. 그냥 자유롭게 전시 보러 온 사람들은 꽤 있었지만, 투어 그룹은 한 열댓 명 정도? 뭔가 소규모라서 더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할 줄 알았어.

큐레이터의 설명,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드디어 투어가 시작되고 큐레이터분이 나긋나긋하게 전시 ‘눈-길’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어. 나름 열정적으로 작품에 대한 배경과 작가의 의도 같은 걸 말씀해주시는데… 이게 내가 생각했던 거랑은 좀 달랐어. 난 무슨 작품 하나하나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나 작가의 개인적인 고민, 뭐 이런 좀 ‘인간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었거든. 근데 설명의 대부분은 작품의 예술사적 의미나 미학적 분석 같은 ‘이론적인’ 내용이 많았달까? 현대 미술이 원래 좀 난해하잖아. 혼자 볼 때는 ‘이게 뭐지?’ 하고 넘길 때가 많았는데, 큐레이터 설명 들으니까 조금은 알겠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막 가슴에 와닿거나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 그냥 머리로 이해하는 정도?

투어 후 남은 찜찜함과 다시 생각해보는 것

한 시간 정도 진행된 투어가 끝나고 미술관을 나오면서 ‘아, 이게 다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특별히 뭔가를 얻어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후회되는 건 아닌데 뭔가 모르게 찜찜한 기분? 솔직히 그냥 혼자 가서 오디오 가이드 듣는 거랑 큰 차이가 있었나 싶기도 해. 오디오 가이드는 내가 궁금한 것만 골라 들을 수라도 있지. 이건 그냥 정해진 코스대로 듣는 거니까. 다음에도 큐레이터 투어를 또 들을까 하면… 음… 잘 모르겠어. 좀 더 대중적인 설명 방식이거나 아니면 진짜 특정 작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거면 모를까. 이번 경험만으로는 “이거 무조건 들어야 해!”라고 추천하진 못할 것 같아. 그래도 뭐, 안산까지 다녀왔다는 거, 그리고 예약 전쟁 치러서 겨우 들었다는 거에 의의를 둬야겠지. 뿌듯함 같은 건 없지만 뭔가 하나의 경험을 했다는 느낌이랄까. 그냥 그런 날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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