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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좌석 잡느라 애먹었던 기억

설렘 반 걱정 반이었던 예매 당일

지난달에 대학로에서 하는 연극을 보려고 며칠 전부터 알람을 맞춰놨었다. 사실 멜론티켓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하는 대형 콘서트 티켓팅에 비하면 소극장 연극 예매는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판이었다. 막상 예매 사이트가 열리니까 좌석 선택 버튼이 왜 그렇게 작게 느껴지던지. 클릭킹이라고 하나, 매크로를 쓰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앞열을 다 채우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손가락 하나로 새로고침을 반복하면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을 뿐인데, 2만 5천 원짜리 티켓 한 장 결제하는 동안 이미 명당자리는 다 사라져 있었다.

단차 고민하다가 시간 다 보냄

소극장은 좌석 배치도가 진짜 변수다. 예전에 어떤 연극 보러 갔을 때는 단차가 너무 낮아서 앞사람 머리에 무대가 거의 가려졌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예매처 상세 페이지에 올라온 좌석 배치도를 진짜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B~C열 가운데가 가장 좋다’는 식의 후기를 봤던 기억이 나서 무조건 그쪽만 노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누군가 선점한 상태였다. 고민하다가 결국 사이드 블록 앞쪽을 눌렀는데, 결제창 넘어가기 직전에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문구가 뜰 때마다 심장이 철렁하더라.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진심인가 싶다가도, 막상 현장 가서 후회하기 싫으니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

현장에서 느꼈던 소극장의 좁은 온도

결국 겨우 잡은 좌석이 사이드 쪽이었는데, 공연 당일 대학로 우리소극장에 도착해서 앉아보니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확실히 대극장 공연이랑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배우들이 숨 쉬는 소리나 땀방울까지 다 보일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서 몰입감은 정말 좋았다. 다만 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듯 말 듯 한 그 좁은 간격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어도 옆 사람들을 다 일어나게 해야 할 것 같아서 꾹 참았는데, 그게 공연 내용보다 더 기억에 남을 줄이야. 공연 시간은 90분 정도였는데, 체감상 3시간은 앉아 있었던 기분이다.

연출 방식에 대한 소소한 감상

최근에는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소극장 공연 연출을 맡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혜은이 같은 분들이 50년 넘게 무대를 지키다 연출로 변신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무대 뒤의 일상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만드는 공연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옥탑방 고양이 같은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부터 조금은 실험적인 발레 공연까지, 소극장은 그 밀도 덕분에 화려한 장치 없이도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대형 연극이나 콘서트에 비해서는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예매 정보 찾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울 때가 많다. 이번에도 공연 장소를 세 번이나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길을 찾았다.

다음에 다시 예매한다면

다음번에 또 공연을 보러 간다면 이번에는 너무 앞줄만 고집하지 않을 것 같다. 맨 앞줄은 목이 아프기도 하고, 오히려 배우들이 전체 동선을 짜는 게 잘 안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이번에 몸소 배웠으니까. 티켓팅 자체에 쏟는 에너지를 조금 줄이고, 그냥 공연 자체를 즐기는 데 집중하고 싶긴 한데 막상 예매창 켜지면 또다시 손가락이 바빠지겠지. 굳이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받으면서 예매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있지만, 막상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면 그런 불편함들은 일단 뒤로 밀려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연장 근처에서 먹었던 저녁 식사가 티켓값보다 더 비쌌던 것 같은데, 뭐 이런 게 다 추억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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