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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한뼘사이’ 연극, 기대만큼 설렜을까? 솔직 후기

30대 직장인이 대구에서 연극 ‘한뼘사이’를 본 이유

솔직히 말해, 대구에서 주말에 특별한 실내 데이트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 여자친구와 함께 ‘한뼘사이’라는 연극을 보기로 결정했을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경주나 부산 같은 근교로 나가는 건 주말에 너무 복잡할 것 같았고, 그렇다고 늘 가던 카페나 영화관은 식상했다. 그러다 문득 대학로 연극처럼 뭔가 좀 더 로컬 느낌 나면서도, 둘이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걸 찾고 싶었다. “좀 색다른 데이트 없을까?” 몇 번의 검색 끝에 대구에서 ‘한뼘사이’라는 연극이 올라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평점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특히 ‘코믹’과 ‘로맨스’가 섞였다는 설명에, ‘아, 이거다!’ 싶었다. 무엇보다 좌석 수가 많지 않다는 정보에, 오히려 더 기대가 됐다. 뭔가 우리만 아는 비밀 아지트 같은 느낌이랄까.

티켓 예매부터 관람까지, 현실적인 과정

일단 티켓 예매부터가 약간의 난관이었다. ‘한뼘사이’는 소극장 공연이었는데, 예매 사이트에서 좌석을 고르는데 이미 앞쪽 몇 자리를 빼고는 거의 꽉 차 있었다. 겨우 두 자리 붙은 중간 좌석을 잡았는데, 가격은 1인당 2만원 정도였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처음엔 ‘이 가격으로 정말 재미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다. 대학로 유명 연극도 이 정도 가격대인데, 지방 소극장 연극은 어떨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공연 당일,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봤다. 공연장 주변에 딱히 뭘 할 만한 곳은 없었다. 그냥 주변 상가와 함께 섞여 있는 건물 중 하나였다. ‘이런 곳에서 재미있는 공연이 나올까?’ 싶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저녁 7시 공연이었는데, 6시 40분쯤 되니 이미 20명은 훌쩍 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의외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들도 많았고, 우리처럼 30대로 보이는 커플들도 꽤 있었다. ‘아, 이게 대구에서 꽤 입소문 난 공연인가 보다’ 싶었다.

기대와 현실 사이, ‘한뼘사이’는 어땠나?

공연은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시작부터 배우들의 에너지가 넘쳤다. 무대 장치가 화려한 편은 아니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꽉 채우는 느낌이었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코믹 연기는 정말 압권이었다.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인지, 아니면 원래 대본인지 모르겠지만 웃음이 빵 터지는 순간이 많았다. 여자 주인공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대사 속에 현실적인 고민과 설렘이 녹아 있었다. “이런 상황, 나도 겪어봤지…”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몇몇 있었다. 예를 들어, 서로의 직업이나 사소한 습관 때문에 갈등을 빚는 모습이 어찌나 현실적이던지. 극이 진행될수록 우리는 완전히 몰입해서 봤다. 중간에 약간 지루하다고 느낀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조금은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달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예상치 못한 반전과 함께 훈훈하게 마무리되어, ‘역시 오길 잘했다’ 싶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올 때, 많은 관객들이 “재밌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혼자 뿌듯해하기도 했다.

‘한뼘사이’, 이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연극은 대구에서 특별한 실내 데이트를 찾는 커플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연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너무 무겁지 않고, 적당히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호한다면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대도 1인당 2만원 선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다.

  • 화려한 무대 연출이나 실험적인 연극을 기대하는 분: ‘한뼘사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무대 효과나 영상 연출 등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연극을 찾는 분: 이 연극은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코믹 로맨스에 가깝다. 인생의 깊은 고뇌를 다루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
  • 문화생활 경험이 아주 많고 까다로운 관객: 물론 잘 만든 연극이지만, 이미 수많은 명작들을 접해본 분들에게는 ‘이 정도면 괜찮네’ 정도의 평가일 수도 있다.

현실적인 조언 하나 더: 공연 당일 10분이라도 늦으면 입장이 제한될 수 있으니, 최소 20분 전에는 도착하는 것이 좋다. 티켓은 미리 예매하는 것이 필수고, 가능하다면 배우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앞쪽 좌석보다는 중간 좌석을 추천한다. 너무 앞쪽은 배우들의 표정 연기를 자세히 볼 수는 있지만,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다른 연극도 이 극장에서 한번 볼까 고민 중이다.

결론적으로, ‘한뼘사이’는 대구에서 큰 기대 없이 갔다가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모든 기대치를 완벽하게 충족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중요한 건, 연극 자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함께 보는 사람과의 교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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